2015년 3월 28일 토요일

주 안에서 나는 망가진 세탁기

나는 더러운 벌판에 버려져 완전히 망가진 세탁기와 같았다.

아무도 어떤 작은 기대도 하지 않는 외로웠던 나에게 주님은 찾아 오셔서 하나씩 고쳐 주셨다.  때론 전구를 갈아끼워 주시고, 돌아가지 않는 모터를 수리해 주시고, 언제부터 그랬는지 모르게 들러 붙어 버린 톱니 바퀴들을 하나씩, 말 그대로 하나씩 내 눈에 보이게 꺼내서 바라보게 하시곤, 닦고 고쳐서 다시 넣어주셨다.

이번 걸 고치면 이제는 다 고쳤나 보다고 생각할 때면, 내가 알지도 못했던 또 다른 고장난 걸 찾아내서 고쳐 주셨다.  어떤 때는 어떤 부분이 왜 고장나게 되었는 지도 가르쳐 주셨고 내 잘못이 아니라고 위로해 주셨다.

너무 고칠게 많은 나지만 늘 주님이 하나를 고쳐주시면 마치 나는 고칠 게 없는 사람처럼 남들에게 자랑하곤 했다.

어떨 땐 나보다 더 망가져서 주님이 열심히 고치고 계신 다른 세탁기를 향해 나처럼만 되라고 말하기도 했다.

주님은 아직도 날 하나씩 고치고 계신데 ... 아 ! 나는 왜 다른 사람들에게 그들이 고칠 수 있는 시간을 허락치 않았을까?  나 자신은 주님이 고쳐주시기 전에는 버려 버려도 무방한 완전히 망가진 물건이었는데도, 왜 다른 사람을 대할 땐 마치 코스코에 파는 새 물건같이 되라고 요구했을까?

먼지 하나 없는 깨끗한 박스에 담겨 모든 것이 깨끗한 새 물건이 아니면 정죄하며, 믿음이 없다고, 용서하지 않는다고, 기도하지 않는다고, 하나님 앞에 겸비하지 못하다고 ... 심지어 선교사님이나 목사님들에게도 믿음이 있니 없니 하고 교만을 떨었을까?

아 !  주님 제가 지금껏 걸어온 모든 길을 회개합니다.

주님은 제가 상상할 수 도 없는 고통가운데 피흘리심으로, 하나님을 떠나 완전 망가졌던 나를 고쳐 주셨는데 나는 도대체 어떻해서 단 한 사람도 주님이 나를 대하셨던 것처럼 대하지 못했을까요?

이렇게 악독한 이기주의자를 어떻게 해야 합니까?  자신은 은혜를 받고 남에게는 어마어마한 율법을 들이대는 나를 말입니다.  자신은 너무 깨끗한 생수를 받아 마시고 남에게는 한 방울도 마실수 없는 펄펄 끓는 독약을 마시라고 강요하는 나를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주님 이 죄인을 용서하시고 한량없는 십자가의 은혜로 겸손한 자 삼아주시옵소서.  아무 보잘것 없는 나를 찾아내고 사랑해주신 주님의 사랑을 한 방울이라도 담아내고 싶습니다.

아 주님 사랑합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